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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 J. D. 샐린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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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정(@tjsdlswkd1)2017-03-30 10:13:40

호밀밭의 파수꾼 [ J. D. 샐린저 ]
"위선은 허영이며, 허영의 실체는 허무이다. 그리고 허무는 인간의 존재 그 자체이다."
이야기를 하자면 내가 어디서 태어났으며, 소년 시절은 어떻게 보냈으며, 부모의 직업은 무엇이었던가 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겠지만, 데이빗
콜필드가(家)의 그 시시콜콜한 집안 사정을 늘어놓고 싶지는 않다. 나, 홀든으로 말할 것 같으면, 칼을 찬 말쑥한 청년이 말에서 가볍게
뛰어내리는 포즈를 잡지에다 학교 광고로 싣는 펜시 예비 학교를 네 번이나 퇴학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날도 나는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가출할 것을 결심했다. 전교생을 매혹시키는 축구 경기도 달갑지 않았다. 친구들의 구역질 나는 행동이 도무지 마땅찮아 싸움을 걸었다가 나는
실컷 두들겨 맞기만 했다. 학교장, 친구, 여자들, 선생님들 모두가 위선자요, 적이요, 그 행동은 거짓투성이였다. 그래서 나는 이 모든 것을
떠나 아무도 살지 않는 자연 속으로 들어가 생활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집을 나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나는 자연으로 들어가기 마지막 이틀을 인간 사회를 마구 방황하면서 구역질 나는 것을 다
들이마셔서 토해 버리려고 뉴욕 거리를 마구 돌아다니다가 값싼 호텔방에서 악몽 같은 하룻밤을 치렀다. 그리고 나이트 클럽에 들어가서 술을 마시려
했으나 미성년자이므로 콜라를 마시라는 웨이터의 말에 뒤통수의 흰 머리를 보여주었으나 모두가 헛수고에 지나지 않았다. 혼돈된 와중에서 방황하던
나는 귀여운 여동생을 생각해 내고 마지막 인사라도 할 겸 몰래 집으로 찾아갔다. 여름에 공원의 호수 위를 떠돌던 오리들이 겨울이 되면 어디로
가버리는지를 항상 궁금하게 여기던 나는 피비에게 나의 소원을 죄다 털어놓았다.
"피바, 저 말이야······ 왜 '호밀밭에 붙잡혀서······' 하는 노래 있잖아."
"그건 If a body meet a body Coming through the rye 야! 시란 말야! 로버트 번스가 쓴······." "난
그게 '호밀밭을 지나오는 사람을 어떤 사람이 그것을 잡는다면' 으로 생각하고 있었지. 여하튼 저 널따란 호밀밭에서 무슨 장난이나 치고 있는
아이들 모두의 그림을 생각하고 있는 거야. 수천 명의 꼬마들, 그 주위엔 나 외에는 아무도 큰 놈이란 없는 그걸 말이야. 난 어떤 절벽 끝에
서서, 그 아이들이 절벽 끝인 줄 모르고 달리는 것을 내가 붙잡아 준단 말야. 난 그저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자 하는 것뿐이지."
나는 그 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죄다 털어놓았다. 외부 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나의
내면에 깊이 잠긴 어떤 세계를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동생 피비는 고독과 일그러진 감정의 나를 격려하고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나는 피비의 간청이 뼛속에 사무치도록 고마웠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정신과 의사의 치료를 받으면서 그렇게 구역질 났던 모든 친구들이 다시 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렇게 싫었던 친구들과 이야기까지 나누고 싶어졌다.
단절된 상황에서 고독에 빠진 주인공 홀든은 자기에게 불필요한 제약이나 규범을 거역한다.
그러나 전통적인 미국 사회는 그것을 그에게 요구하고 있었다. 억압을 가하는 외부 세계의 모든 요소를 적으로 돌린 주인공의 정신적인 방황은 그로
하여금 헤어날 수 없는 나르시스의 에고에서 몸부림치게 한다. 그런 그에게 나타난 동생 피비는 그의 상처를 씻어 주고 다친 마음을 위로해 준다.
대화의 문이 열린 것이다.
Jerome David Salinger (1919년 ~ 2010년)
소설가. 1940년경부터 여러 잡지에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장편 〈호밀밭의
파수꾼〉(1951)은 성적이 좋지 못해 퇴학당한 한 고교생의 눈을 통해, 그 청순하고 예리한 감각과 사고가 포착한 인간 사회의 위선을 그렸다.
작가가 애착을 가졌던 아홉 편의 작품(그 중에도 유명한 〈에즈미를 위하여〉, 〈버내너피시 최고의 날〉 등을 포함)을 뽑아서 엮은 〈아홉 편의
이야기〉(1953) 외에, 〈프래니와 주이〉(1961), 〈목수들이여, 서까래를 높이 올려라 : 시모어 서장〉(1963)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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