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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인생의 한 사람

    1
    나유정(@tjsdlswkd1)
    2016-04-19 15:44:45








내 인생의 한 사람
 
그 사람은 나에게 바라는 게 없었습니다. 높아져라,
나아져라, 빨라져라…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단 하나, 원하는 게 있었습니다. 식사 잘하고 건강한 것. 그러니 그 사람 괴롭힐 방법은 밥을
먹지 않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이유 없이 반항하고 싶어지던 날, 밥을 먹지 않고 학교에 갔는데 지각한 친구가 말했습니다. 그 사람이 교문에서 날
기다리고 있다고. 나가봤더니 안타까운 얼굴로 서성이던 그 사람이 도시락을 두 개 내밀더군요. “네가 식사를 안 하면 내가 어떻게 일을 하니….”
하면서요.

그 사람은 법정스님도 울고 갈, 무소유의 달인입니다.
돈을 줘도, 선물을 줘도 그 사람 손에 오래 머물지 못합니다. 앞에 있는 다른 이에게 줘버리기 때문입니다. 평생을 가지려 하지 않고, 탐하지
않고 살아 그 사람 눈빛은 언제나 아이처럼 맑습니다.
그 사람은 비오는 날을 참 좋아합니다. 비가 오면
사슴 같은 긴 목을 들어 멀리 창밖을 내다보며 나직이 한숨을 쉬곤 했습니다. 그러면 내 가슴이 철렁 내려앉곤 했습니다. 그 사람이 내 곁을
떠나버릴 것 같아 그 품속을 파고들었습니다.

그 사람은 꽃이 지고 난 자리에 피어나는 연두빛
잎사귀를 꽃보다 더 좋아했습니다. 연두꽃이 피었다며 맑게 웃는 그 모습은 천사 같았습니다. 연두꽃 피는 계절에 양산을 쓰고 햇살 속을 걸어갈
때면 그 사람을 누가 볼까봐, 그래서 그 사람을 누가 채가기라도 할까봐 괜히 짜증을 내곤 했습니다.

그 사람은 내가 아플 때면 밤새 눈물로 기도하며 내
곁을 지켰습니다. 그 사람은 내 마음의 독심술사입니다. 아무리 내색하지 않아도 슬픔을 들키고 맙니다. 힘든 것도 금세 알아차려 끼고 있던
반지까지 빼어내 나를 도우려 합니다. 나를 위해서는 목숨도 아끼지 않을 게 분명합니다.

나는 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습니다. 그 사람에게
점수 따고 싶습니다. 아니 그저 그 사람 속을 아프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그 맑은 마음을 흐리게 하는 사람이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안간힘으로 다시 일어서려 합니다. 내가 힘껏 살아가는 이유이자 근거는 바로 그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나의 어머니입니다.

젊고 아름답고 총명하던 나의 어머니는 구순의 나이를
겪으며 기억을 잃어가고 체력을 잃어갑니다. 어머니를 모시던 오빠가 항암치료에 들어가게 되어 이제 요양원에 홀로 계시는 나의 어머니는 언젠가
말했지요.
“이 외로움을 네가 앞으로 겪을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프다”

그만큼 고독합니다. 홀로 외로움과 싸웁니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연두꽃 피는 계절에 손편지를 써서 찾아 갔습니다. 휠체어에 앉은 어머니와 산책을 나갔는데 바람이 불어 어머니 손에 든 편지를
흔들었습니다. 그래도 꽉 쥐고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 어떤 물건도 탐하지 않지만 자식이 쓴 손편지만큼은 욕심내고 손에서 절대 놓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이제 거의 식사를 하지 못합니다. 괜한
반항심에 밥을 안 먹는 것으로 속을 썩이던 그 벌을 이제 내가 받고 있습니다. 어머니한테 바라는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저 식사를
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안 아프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식사를 잘 안하시니 속이 까맣게 타들어갑니다. 교문 앞에서 도시락 들고 나를
기다리던 어머니의 표정이 되어 나는 어머니에게 안타깝게 사정합니다.
“제발 식사 좀 해주세요. 엄마가 식사를 안 하시면
제가 어떻게 일을 해요.”

신이 나에게 한 가지 소원을 빌라고 하면…
일주일만이라도, 아니 삼일, 아니 하루 만이라도 어머니와 함께 노래 부르던 그 시간으로 데려다 달라고 하겠습니다. 어머니와 ‘노들강변’도 부르고
‘고향의 봄’도 부르던 그 시간이 그립습니다.
그게 터무니없는 욕심이라면… 지금처럼 달려가 볼을
비빌 수 있는 시간을 조금 더 허락해 주십시오. 조금만 더 어머니 손을 잡을 수 있게 시간을 허락해주십시오.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사람, 내가 슬플 때
품에 안아주고, 내가 훨훨 세상을 날 수 있게 내 날개 밑에서 바람이 되어 불어준 사람, 어머니.
당신이 없다면 나도 없습니다.
 
- 글 송정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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