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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자를 판 사나이 [ 샤미소 ]

    1
    나유정(@tjsdlswkd1)
    2016-07-03 10:03:21




그림자를 판 사나이  [ 샤미소 ]
 
 
돈 많은 상인인 욘씨네 집 마당. 한 신사가 서 있고, 그 앞에는 수많은 구경꾼들이 둘러서
있었다. 그 신사는 망원경이건 주단이건 삼두(三頭)마차건 사람들이 희망하는 것은 모두 호주머니에서 꺼내어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아직 어려서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모르는 실레밀은 그 재주가 부러워 죽을 지경이었다. 부러워하는 모양을 지켜본 신사는 실레밀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당신이 지니고 있는 그 멋진 그림자를 내게 주신다면, 이 행운의 주머니를 당신에게 드리지요. 이 주머니는 원하는 것은 아무 것이나
얻을 수 있는 주머니랍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자기의 그림자 따위는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불필요한 것보다는
쓸모 있는 주머니가 얼마나 값진 것 인가. 그렇게 생각한 실레밀은 그 교환 요구에 응하기로 했다. 실레밀은 그 회색 신사에게 자기의 그림자를
넘기고, 그 대신 주머니를 받아 들었다. 그러나, 그림자란 그렇게 쓸모 없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림자가 없는 실레밀은 모든 사람들한테서
놀림을 받게 되었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외톨이가 되어 아무도 친구가 되려 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러한 쓰라림을 당하는 가운데서도 아름다운 아가씨
미나한테서 백작으로 오인되어 약혼까지 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나, 전에 그의 하인으로 있던 성질이 비뚤어진 라스칸에게 배반당하여 그림자가
없다는 비밀을 미나에게 들키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미나의 순수한 사랑조차 라스칸에게 빼앗기게 되었다.
 
약속 기한이 지나자 그 회색의 신사는 다시금 나타났다. 그는 실레밀에게 말하기를 "당신의
그림자도 그리고 그 행운의 주머니도 드릴 테니까 당신의 영혼을 내게 주십시오"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서야 지금까지 자기가 거래해
온 회색의 신사가 사실은 악마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실레밀은 그 유혹을 물리치고 말았다. 그는 그 행운의 주머니조차 산골짜기에 집어 던져 마음의
평화를 찾게 되는 것이었다. 실레밀은 자기에게 남아 있던 돈 전부를 털어 헌 장화를 하나 사서 신었다. 그러자 그 장화의 이상한 힘으로 그는
나는 듯이 세계를 여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리하여 실레밀은 자연과학 연구에 몰두하게 되었고, 외롭기는 하지만 고요한 행복을 거기서 발견할 수가
있게 되었다.
 
 
 Adelbert von Chamisso (1781 ~ 1838)
 
 소설가, 시인. 프랑스 망명 귀족의 아들로 태어나 프로이센 사관이 되어 종군했다. 퇴역 후
자연과학을 전공, 세계 일주를 하고 1818년부터 베를린 왕실 식물원 근무. 괴기소설 〈페터슐레밀의 놀라운 이야기〉(1814)로 18세의 가장
인기 있는 작가가 되었으나, 그의 고귀한 프랑스적 낭만주의 기질은 오히려 〈베를린 연간(年刊) 시집〉(1804-1806)에 잘 나타나 있다.
〈여인의 사랑과 생애〉(1830) 등 샤미소의 시는 당시 독일 낭만주의 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듯이 감상적이며 소박하게 단순한 감정을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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