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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이여, 감정을 통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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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정(@tjsdlswkd1)2016-11-12 13:43:57
서양 사상의 주요 흐름을 형성하는 정신과 육체의 이원론은 플라톤에서 유래합니다. 플라톤 시대의 그리스 지역에서는, 인간의 영혼은 원래 신적인 본성을 가졌는데 육체의 감옥에 갇히게 되면서 신성(神聖)이 훼손되는 위기에 빠졌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생 동안 영혼을 정화하는 일이 지상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플라톤에 따르면 인간 영혼의 원래 고향은 동굴 밖 형상들이 존재하는 빛의 세계였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영혼이 천상으로부터 추락해 동굴 속(현상세계)에 유배되어 육체라는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그러므로 지혜를 사랑하는 이성적인 영혼이 육체에서 비롯된 욕망과 감정을 극복해서 천상의 이데아를 깨쳐야 합니다. 이것이 정신과 육체의 이원론입니다.
플라톤은 《파이드로스》에서 마음이란 두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이고, 합리적인 이성은 마부와 같다고 했습니다. 두 마리 말 중 하나는 혈통도 좋고 행동도 올바르지만, 다른 말은 혈통도 미천하고 말도 잘 듣지 않습니다. 마부(이성)는 고삐를 쥐고 말들이 달려갈 방향을 정하는데, 말들이 말을 잘 듣지 않으면 채찍을 휘둘러 말을 잘 듣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유능한 마부라고 하더라도 좋지 않은 말을 다루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때 통제하기 어려운 말은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감정을 상징합니다. 플라톤은 열정, 욕구, 그리고 두려움은 이성적인 사고를 어렵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감정은 이성이라는 마부에 의해 멈춰져야 하는 야생마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플라톤은 질서와 철학으로 인도하는 마음의 상위 요소가 주도권을 잡을 때 우리는 자신의 주인이 되어 행복하고 조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것이 이성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유토피아입니다. 이후 많은 서양 철학자들은 그런 상상의 사회, 즉 순수한 이성이 지배하는 나라를 꿈꿔 왔습니다. 이처럼 인간의 마음을 감정과 이성으로 나누고 이성이 감정을 조절해야 한다는 사상은 플라톤에서 처음으로 체계화됩니다.
그런데 이원론으로 플라톤의 사상을 획일화할 수는 없습니다. 플라톤은 이데아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에로스(eros)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에로스란 좋은 것이나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려는 욕구를 의미합니다. 사랑이나 성 욕 과 같은 감성적인 욕구도 에로스에 포함되지만, 플라톤에게 가장 아름다운 에로스는 지혜였습니다. 그런데 감성적인 에로스는 최고의 정신 작용을 가능케 하는 추동력이 됩니다. 결국 플라톤의 이론에서도 이성과 감정이 완전히 딱 나누어지는 별개의 것은 아닙니다.
- 최현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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