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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요함이 들려주는 것들

    1
    나유정(@tjsdlswkd1)
    2017-03-23 08:01:29




고요함이 들려주는 것들
 
 
밑에서 자라던 것이 뚫고 나오지 못하게 가로막는 것은 우리의 고집이다. 고집은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든다. 밑에서 자라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절망감을 부채질한다. 정말로 치명적인 것은 어떤 방향으로도 자라기를
멈추는 순간이다.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거부하면, 불안한 손님으로 전락해서 인간 까마귀처럼 탄식하게 된다. 모든 생명이 경험하는 새로운 출현을
멈추려 애쓰면 삶의 고통은 배가된다. 나무가 나뭇잎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면, 파도가 뒤척이지 않는다면, 구름이 비를 쏟아내고 사라지지 않는다면
도대체 어떻게 되겠는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당신과 나 자신을 일깨우기 위해서다. 작은 죽음은 큰 죽음을 막는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우리를
확장시켜주는 모든 것 아래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길을 준비하는 것이다
 
마음은 거미와 같다. 거미는 틈만 나면 모든 것을 얽어맨다. 그러고는 거미줄에 걸린 대상
때문에 자신이 그곳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한탄한다. 그 대상을 거미줄로 묶은 것은 자기 자신인데도 말이다. 나도 중요한 존재가 되고 싶은 야망과
사랑에 대한 갈망으로 이런 어리석은 짓을 저질러왔다. 물에 나를 선명하게 비춰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물을 휘젓고 또 휘저었다. 내가 가장
힘들게 깨닫고 지금도 씨름하는 문제는 반드시 무언가를 이뤄야만 완전한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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